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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집밥육아 #430] 아침 시래기들깨지짐과 수유 뒤 미음 쌀 바라보는 아기

1983년 12월 31일 아침입니다. 한 해 마지막 날이라 해도 시골집 부엌은 평소처럼 먼저 따뜻해졌습니다. 아기는 태어난 지 143일째, 수유 뒤 눈을 크게 뜨고 할머니가 냄비 뚜껑을 여닫는 소리를 따라보았습니다. 어머니는 아기 손싸개를 다시 끼우고, 아버지는 구멍가게 문을 열기 전에 밥 한 그릇을 든든히 먹으려 앉았습니다.

할머니는 전날 불려 둔 시래기를 꺼내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고 보글보글 지졌습니다. 맵지 않고 구수한 어른 아침 반찬이라 밥에 얹어 먹기 좋았습니다. 아기는 아직 시래기 반찬을 먹지 않고 수유만 했고, 어머니는 곧 아주 묽은 미음을 시작할 날이 가까워졌다고 쌀을 한 번 더 살펴보셨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오늘 아기 밥은 아침 수유입니다. 아기는 시래기들깨지짐을 먹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엌에서 들깨 냄새가 포근하게 퍼지자 고개를 살짝 돌렸고, 어머니는 "오늘도 냄새 공부만 하자" 하고 조용히 웃었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의 가족 집밥은 시래기들깨지짐입니다. 삶은 시래기를 먹기 좋게 자르고 된장으로 밑맛을 잡은 뒤, 들깨가루를 풀어 국물과 반찬 사이의 촉촉한 농도로 끓였습니다. 아버지는 가게 문 열기 전 따뜻한 밥에 시래기를 얹어 먹었고, 할머니는 냄비 바닥이 눋지 않게 마지막까지 저어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아기를 눕히고 와서 구수한 국물을 밥에 살짝 적셨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 2~3인분

  • 삶은 시래기 320g
  • 대파 50g
  • 다진 마늘 10g
  • 된장 35g
  • 국간장 10ml
  • 들깨가루 35g
  • 멸치육수 또는 물 650ml
  • 들기름 15ml
  • 소금 1g, 마지막 간 맞춤용

준비하기

  1. 삶은 시래기 320g은 흐르는 물에 2번 헹군 뒤 손으로 물기를 가볍게 짭니다. 너무 세게 짜면 질겨질 수 있으니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2. 시래기 줄기의 거친 껍질이 느껴지면 손끝으로 잡아 아래로 벗겨 냅니다. 질긴 껍질을 벗기면 초보자도 부드러운 지짐을 만들 수 있습니다.
  3. 손질한 시래기는 4cm 길이로 자릅니다. 너무 길면 밥에 얹어 먹을 때 엉키고, 너무 짧으면 씹는 맛이 줄어듭니다.
  4. 대파 50g은 0.5cm 두께로 어슷썰기합니다. 다진 마늘 10g은 작은 숟가락으로 약 2작은술 준비합니다.
  5. 작은 그릇에 된장 35g과 멸치육수 100ml를 먼저 넣고 숟가락으로 풀어 둡니다. 된장을 미리 풀면 냄비 안에서 덩어리지지 않습니다.

지지기

  1. 두꺼운 냄비를 약한 불에 올리고 들기름 15ml를 넣어 30초 데웁니다. 들기름 향이 은근히 올라오면 시래기를 넣습니다. 연기가 나면 불이 센 것이니 냄비를 잠깐 내려 식힙니다.
  2. 시래기를 넣고 중약 불에서 3분 볶습니다. 시래기 표면에 들기름이 돌고 색이 조금 진해지면 된장물을 넣을 준비가 된 것입니다.
  3. 풀어 둔 된장물과 남은 멸치육수 550ml를 붓습니다. 냄비 바닥을 주걱으로 긁어 시래기가 눌어붙지 않게 한 뒤 중간 불로 올립니다.
  4. 가장자리에서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면 뚜껑을 반쯤 덮고 약한 불로 줄여 18분 끓입니다. 중간에 한 번씩 저어 주고, 국물이 너무 줄면 물 50ml를 추가합니다.
  5. 다진 마늘 10g과 국간장 10ml를 넣고 5분 더 끓입니다. 이때 시래기 줄기가 젓가락으로 눌렀을 때 부드럽게 휘면 잘 익은 상태입니다.
  6. 들깨가루 35g을 국물 한 국자와 따로 섞어 묽은 반죽처럼 푼 뒤 냄비에 넣습니다. 가루를 바로 넣으면 덩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7. 약한 불에서 4분 더 저어 가며 끓입니다. 국물이 뽀얗고 걸쭉해지며 고소한 향이 올라오면 완성에 가깝습니다.
  8. 맛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 1g을 넣고 30초 더 끓입니다. 짜게 느껴지면 물 50ml를 넣고 1분 더 끓여 간을 낮춥니다.

초보자가 기억할 점

  • 시래기는 충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약한 불에서 시간을 주는 음식입니다. 센 불로 빨리 끓이면 줄기가 질기게 남습니다.
  • 들깨가루는 마지막에 넣어야 고소한 향이 살아납니다.
  • 오늘 시래기들깨지짐은 어른용 아침 반찬입니다. 아기는 수유만 하고, 가족 밥상 냄새와 소리만 함께했습니다.

별점

구수함 ★★★★★
아침 든든함 ★★★★☆
겨울 밥상력 ★★★★★

파워블로그 한줄평

한 해 마지막 아침을 조용히 데워 준 시래기와 들깨, 구멍가게 문 열기 전 밥 한 그릇에 꼭 맞는 구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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