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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집밥육아 #428] 점심 도라지오이무침과 수유 뒤 낮잠 드는 아기

1983년 12월 30일 점심, 해가 들었지만 부엌 바닥은 아직 차가웠습니다. 아기는 태어난 지 142일째, 오전 수유 뒤 손을 입가로 가져가며 조금 더 또렷하게 사람 목소리를 따라보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아기 기저귀를 갈고 낮잠 자리를 봐 두셨고, 아버지는 시골 구멍가게에서 잠깐 들어와 점심을 먹고 다시 나갈 채비를 하셨습니다.

할머니는 도라지를 바락바락 주물러 쓴맛을 빼고, 오이를 얇게 썰어 빨간 양념에 무치셨습니다. 매콤새콤한 어른 반찬이라 아기는 먹지 않고 수유만 했습니다. 그래도 부엌에서 도라지 씻는 소리, 오이 물기 짜는 소리, 양념장 섞는 소리가 점심 집안 분위기를 또렷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오늘 아기는 점심 전후로 수유를 하고 포대기 안에서 낮잠을 준비했습니다. 아직 도라지오이무침처럼 양념 있는 어른 반찬은 먹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아기가 밥상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건 엄마 아빠 반찬, 너는 아직 젖 먹고 크는 중" 하고 조용히 말해 주셨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의 가족 집밥은 도라지오이무침입니다. 도라지는 소금으로 주물러 쓴맛을 덜고, 오이는 물기를 살짝 빼서 양념이 겉돌지 않게 했습니다. 아버지는 가게 계산대에 앉아 있다 들어온 참이라 찬물 한 모금 뒤 밥을 떴고, 할머니는 무친 반찬을 접시에 납작하게 담아 밥상 가운데 놓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아기 낮잠을 확인하고 와서 새콤한 한 젓가락으로 입맛을 되찾았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 2~3인분

  • 깐 도라지 220g
  • 오이 180g, 작은 오이 1개 정도
  • 굵은소금 8g, 도라지 주무르기용
  • 소금 2g, 오이 절이기용
  • 대파 25g
  • 다진 마늘 8g
  • 고춧가루 18g
  • 고추장 20g
  • 식초 25ml
  • 진간장 10ml
  • 설탕 12g
  • 매실청 10ml, 없으면 설탕 5g 추가
  • 참기름 5ml
  • 통깨 6g

준비하기

  1. 깐 도라지 220g은 길이가 8cm보다 길면 먹기 좋게 5~6cm로 자릅니다. 굵은 줄기는 세로로 반 갈라 젓가락으로 집기 쉬운 두께로 만듭니다.
  2. 도라지에 굵은소금 8g을 뿌리고 손바닥으로 2분간 바락바락 주무릅니다. 도라지가 살짝 투명해지고 물기가 배어 나오면 쓴맛이 빠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3. 주무른 도라지는 찬물에 3번 헹굽니다. 마지막 물이 많이 뿌옇지 않으면 체에 밭쳐 10분간 물기를 뺍니다. 물기가 많으면 양념이 묽어집니다.
  4. 오이 180g은 양끝을 0.5cm씩 잘라내고 길게 반 가릅니다. 씨가 많은 부분은 숟가락으로 살짝 긁어낸 뒤 0.3cm 두께 어슷썰기로 자릅니다.
  5. 오이에 소금 2g을 뿌려 8분 둡니다. 오이가 부드럽게 휘어지고 물이 접시 바닥에 고이면 손으로 가볍게 짜서 물기를 뺍니다. 너무 세게 짜면 오이가 찢어집니다.
  6. 대파 25g은 흰 부분 위주로 0.3cm 두께로 송송 썹니다.

무치기

  1. 큰 볼에 고춧가루 18g, 고추장 20g, 식초 25ml, 진간장 10ml, 설탕 12g, 매실청 10ml, 다진 마늘 8g을 넣고 숟가락으로 1분간 섞습니다. 설탕 알갱이가 거의 보이지 않고 양념이 윤기 있게 되면 됩니다.
  2. 물기 뺀 도라지를 먼저 넣고 손에 위생장갑을 끼거나 숟가락 두 개로 1분간 버무립니다. 도라지 표면에 양념이 빨갛게 고르게 묻어야 오이를 넣었을 때 맛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3. 절인 오이와 대파를 넣고 30초만 가볍게 섞습니다. 오래 주무르면 오이가 물러지고 물이 많이 나옵니다.
  4. 참기름 5ml와 통깨 6g을 넣고 10초 더 섞습니다. 이때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양념이 도라지와 오이에 반짝하게 붙으면 완성입니다.
  5. 한 젓가락 맛보고 너무 시면 설탕 3g을 더 넣어 섞고, 싱거우면 진간장 5ml를 추가합니다. 짜게 느껴지면 오이 40g을 더 썰어 넣거나 물기 뺀 도라지를 조금 더 넣어 맞춥니다.

초보자가 기억할 점

  • 도라지를 소금에 주무른 뒤 꼭 여러 번 헹궈야 쓴맛과 짠맛이 동시에 줄어듭니다.
  • 오이 물기를 빼지 않으면 양념이 접시 바닥에 고입니다. 절인 뒤 손으로 한 줌씩 가볍게 짜 주세요.
  • 오늘 반찬은 매콤새콤한 어른용입니다. 아기는 수유만 하고, 가족 밥상 분위기만 함께했습니다.

별점

입맛 돋움 ★★★★★
밥반찬 힘 ★★★★☆
초보 손질 난이도 ★★★☆☆

파워블로그 한줄평

도라지 쓴맛은 덜고 오이 아삭함은 살린 점심 반찬, 가게에서 잠깐 돌아온 아버지 밥숟가락을 빠르게 붙잡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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