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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집밥육아 #427] 아침 잣죽과 수유 뒤 미음 쌀 바라보는 아기

1983년 12월 30일 아침, 마당 장독대 위에 하얗게 서리가 앉았습니다. 아기는 태어난 지 142일째라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부엌 쪽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어머니는 아침 수유를 마치고 아기 등을 토닥였고, 아버지는 시골 구멍가게 문을 열러 나가기 전 따뜻한 한 그릇을 기다렸습니다.

할머니는 불린 쌀을 곱게 갈아 잣죽을 끓이셨습니다. 냄비 바닥에 눌지 않게 천천히 저어야 하는 음식이라, 부엌에는 나무 주걱이 냄비를 긁는 낮은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아기는 아직 잣죽을 먹지 않고 수유만 했지만, 어머니는 곧 시작할 아주 묽은 미음 이야기를 하며 쌀 씻는 소리를 들려주셨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오늘 아기 밥은 수유입니다. 아기는 어른 잣죽을 먹지 않았고, 어머니 품에서 먹고 난 뒤 포대기 안에서 잠깐 눈을 말똥말똥 떴습니다. 할머니가 쌀을 갈 때 나는 사각사각한 소리와 따뜻한 김 냄새만 아기 아침 기록에 남겨 둡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의 가족 집밥은 잣죽입니다. 잣은 고소하게 갈고, 불린 쌀은 너무 되지 않게 천천히 풀어 아침 속을 편하게 데우는 농도로 끓였습니다. 아버지는 가게로 나가기 전 국자국자 떠지는 하얀 죽을 보고 "오늘은 손이 덜 시리겠다"고 하셨고, 어머니는 아기 손싸개를 다시 끼워 주고 식탁에 앉았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 2~3인분

  • 멥쌀 180g
  • 잣 45g
  • 물 1000ml
  • 소금 2g
  • 참기름 5ml
  • 고명용 잣 10g, 선택

준비하기

  1. 멥쌀 180g은 큰 그릇에 담고 물을 부어 손으로 20초 정도 가볍게 문질러 씻습니다. 뿌연 물을 버리고 같은 방식으로 3번 헹군 뒤, 맑은 물 500ml에 2시간 불립니다.
  2. 불린 쌀은 체에 밭쳐 10분간 물기를 뺍니다. 손으로 한 알 눌렀을 때 딱딱하게 부서지지 않고 살짝 눌리면 잘 불은 상태입니다.
  3. 잣 45g은 작은 그릇에 담아 껍질 조각이나 어두운 알이 있으면 골라냅니다. 고명용 잣 10g은 칼등으로 살짝 눌러 굵게 다져 둡니다.
  4. 믹서나 절구에 불린 쌀과 물 250ml를 넣고 쌀알이 굵은 모래처럼 보일 때까지 갑니다. 너무 곱게 갈면 풀처럼 되니, 손끝에 아주 작은 알갱이가 느껴지는 정도가 좋습니다.
  5. 잣 45g도 물 150ml와 함께 따로 갈아 둡니다. 잣물이 크림색으로 변하고 고소한 향이 나면 충분합니다.

끓이기

  1. 두꺼운 냄비에 참기름 5ml를 두르고 약한 불로 30초 데웁니다. 연기가 나면 불이 센 것이니 바로 냄비를 잠깐 내려 식힙니다.
  2. 갈아 둔 쌀을 넣고 약한 불에서 2분간 나무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 볶습니다. 쌀물이 냄비 바닥에 하얗게 붙기 시작하면 물 300ml를 먼저 붓습니다.
  3. 중간 불로 올리고 5분 동안 계속 젓습니다. 가장자리에서 작은 기포가 올라오고 죽이 묽은 풀처럼 움직이면 눌지 않게 불을 약하게 낮춥니다.
  4. 남은 물 300ml를 두 번에 나누어 넣습니다. 한 번에 150ml씩 붓고 3분씩 저어 주면 초보자도 농도를 맞추기 쉽습니다. 너무 되직하면 물 50ml를 추가하고 1분 더 저어 주세요.
  5. 갈아 둔 잣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8분 끓입니다. 이때부터는 잣 향이 올라오고 색이 부드러운 아이보리빛으로 변합니다. 바닥이 눌기 쉬우니 냄비 가장자리까지 주걱으로 긁어 가며 젓습니다.
  6. 소금 2g을 넣고 1분 더 끓인 뒤 불을 끕니다. 한 숟갈 떠서 10초 식힌 뒤 맛보았을 때 짠맛이 앞서지 않고 고소함이 남으면 알맞습니다.
  7. 그릇에 담고 굵게 다진 잣 10g을 올립니다. 고명을 올릴 때는 죽이 너무 뜨거워 튀지 않도록 국자를 낮게 대고 천천히 담습니다.

초보자가 기억할 점

  • 죽은 센 불에서 빨리 끓이면 바닥이 쉽게 눌어붙습니다. 약한 불에서 오래 젓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 농도가 되직해지면 당황하지 말고 물 50ml씩 넣어 풀어 주세요. 한 번에 많이 넣으면 싱거워지고 쌀 향이 흐려집니다.
  • 오늘 잣죽은 어른 가족용 아침입니다. 아기는 수유만 하고, 쌀과 잣을 가는 냄새만 함께했습니다.

별점

고소함 ★★★★★
아침 든든함 ★★★★☆
초보 난이도 ★★★☆☆

파워블로그 한줄평

서리 낀 아침에 냄비 바닥까지 천천히 저어 만든 잣죽, 가게 문 열기 전 아버지 속까지 먼저 데운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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