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21] 아침 시금치나물과 수유 뒤 미음 쌀 바라보는 아기

12월 28일 아침에는 부엌 물소리가 먼저 들렸어요. 아버지는 시골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밥을 서둘러 드셔야 했고, 어머니는 제가 깨어나기 전에 수유할 물을 맞춰 두셨어요. 할머니는 시금치를 여러 번 흔들어 씻고, 끓는 물에 잠깐 데쳐 초록빛이 살아 있는 나물을 무치셨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저는 태어난 지 140일째예요. 오늘 아침도 제 밥은 수유와 분유가 중심이고, 시금치나물은 어른들이 먹는 반찬이에요. 어머니는 쌀을 조금 씻어 말리며 묽은 미음을 생각하셨지만, 오늘은 아직 포대기 속에서 배부르게 먹고 쉬는 아침이었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 가족 집밥은 시금치나물이에요. 겨울 시금치를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짠 뒤 국간장과 참기름으로 무치면 밥상에 초록빛이 살아납니다. 아버지는 가게로 나가기 전 밥 위에 시금치나물을 한 젓가락 올려 드셨고, 어머니는 제가 잠든 뒤 남은 나물을 작은 접시에 덜어 천천히 드셨어요. 할머니는 나물이 질겨지지 않게 데치는 시간을 짧게 잡으셨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는 2~3인분 기준이에요.
- 시금치 300g
- 데침용 물 1,000ml
- 데침용 소금 5g
- 국간장 12ml
- 참기름 10ml
- 다진 마늘 4g
- 다진 대파 15g
- 통깨 4g
- 소금 1g, 마지막 간 맞춤용
- 시금치는 뿌리 끝의 흙 묻은 부분만 0.3cm 정도 잘라내요. 뿌리 쪽이 너무 굵으면 십자로 살짝 칼집을 넣으면 데칠 때 고르게 익습니다.
- 큰 볼에 찬물을 받아 시금치를 넣고 3번 흔들어 씻어요. 특히 뿌리 사이 흙을 손가락으로 벌려 씻어야 씹을 때 모래가 남지 않습니다. 씻은 뒤 체에 밭쳐 5분 물기를 뺍니다.
- 냄비에 물 1,000ml를 붓고 센 불로 끓입니다. 물이 크게 끓어오르면 소금 5g을 넣어요. 소금이 들어가면 시금치 색이 조금 더 선명하게 살아납니다.
- 시금치를 뿌리 쪽부터 넣고 중불에서 35초 데쳐요. 잎이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고 줄기가 살짝 휘면 바로 건집니다. 1분 이상 오래 데치면 물러질 수 있어요.
- 데친 시금치를 찬물에 바로 담가 30초 식혀요. 손으로 두세 번 흔들어 열기를 빼고, 체에 건져 물기를 뺍니다.
- 시금치를 두 손으로 잡고 가볍게 눌러 물기를 짜요. 너무 세게 비틀면 잎이 뭉개지니 손바닥으로 눌러 물이 한두 방울 떨어지는 정도까지 짭니다.
- 물기 뺀 시금치는 5cm 길이로 자르고 손으로 살살 풀어 큰 볼에 담아요. 뭉친 상태로 양념하면 일부만 짜게 될 수 있습니다.
- 국간장 12ml, 참기름 10ml, 다진 마늘 4g, 다진 대파 15g, 통깨 4g을 넣고 손끝으로 30초 조물조물 무쳐요. 줄기와 잎에 윤기가 돌고 참기름 향이 올라오면 됩니다.
- 한 젓가락 맛보고 싱거우면 소금 1g을 손끝으로 나누어 넣고 10초 더 무칩니다.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으면 짠맛이 빨리 올라오니 마지막에 맞추는 편이 좋아요.
- 접시에 담을 때는 나물을 손으로 가볍게 털어 올립니다. 꾹 눌러 담으면 물기가 아래에 고여 맛이 싱거워질 수 있어요.
별점
★★★★☆
씻기와 데치기만 차근차근 하면 초보자도 색 좋게 만들 수 있는 아침 반찬이에요. 아기는 먹지 않고 수유 뒤 쉬었지만, 어른들 밥상에는 초록 시금치 향이 산뜻하게 남았습니다.
파워블로그 한줄평
가게 문 여는 아버지의 이른 밥상에 초록 기운을 더해 준 겨울 시금치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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