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19] 점심 도토리묵무침과 수유 뒤 낮잠 드는 아기

12월 27일 점심에는 마루에 짧은 햇살이 들었다가 금세 흐려졌어요. 아버지는 시골 가게에서 점심 손님이 뜸한 틈에 잠깐 들어오셨고, 어머니는 제가 수유를 마친 뒤 조용히 트림을 시키며 안방 이불을 정리하셨어요. 할머니는 도토리묵을 큼직하게 썰어 양념장을 얹고, 숟가락으로 살살 무쳐 점심 반찬을 내셨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저는 태어난 지 139일째예요. 오늘 점심도 제 밥은 수유와 분유뿐이고, 도토리묵무침은 어른들이 먹는 반찬이에요. 어머니는 제가 먹을 것은 아직 부드럽고 단순하게 준비할 때를 기다리며, 오늘은 배부르게 먹고 따뜻하게 쉬는 데 마음을 두셨어요.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 가족 집밥은 도토리묵무침이에요. 차가운 묵을 너무 세게 무치지 않고 양념장을 얹어 살살 섞어야 모양이 살아납니다. 아버지는 가게로 다시 돌아가기 전 밥 위에 묵 한 조각을 올려 드셨고, 어머니는 제가 잠든 뒤 매콤고소한 양념 묻은 묵을 천천히 드셨어요. 할머니는 묵이 부서질까 봐 젓가락보다 큰 숟가락을 쓰셨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는 2~3인분 기준이에요.
- 도토리묵 400g
- 오이 80g
- 상추 40g
- 대파 25g
- 진간장 35ml
- 고춧가루 8g
- 참기름 10ml
- 식초 8ml
- 설탕 5g
- 다진 마늘 5g
- 통깨 5g
- 물 15ml
- 소금 1g, 오이 밑간용
- 도토리묵은 포장에서 꺼내 흐르는 찬물에 가볍게 헹궈요. 물기를 키친타월로 눌러 닦고, 가로 3cm, 세로 4cm, 두께 1.5cm 정도로 큼직하게 썹니다. 너무 얇게 썰면 무칠 때 쉽게 부서져요.
- 오이는 양끝을 자르고 0.3cm 두께 반달 모양으로 썰어요. 소금 1g을 뿌려 5분 두었다가 물이 살짝 나오면 키친타월로 눌러 닦습니다. 이렇게 하면 양념이 질척해지지 않아요.
- 상추는 찬물에 흔들어 씻고 5분 물기를 뺀 뒤 손으로 4cm 크기로 뜯어요. 칼로 세게 누르면 잎이 쉽게 숨이 죽으니 손으로 뜯는 편이 좋아요.
- 대파는 0.3cm 두께로 송송 썰어요. 매운맛이 강하면 찬물에 2분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빼도 됩니다.
- 작은 그릇에 진간장 35ml, 고춧가루 8g, 참기름 10ml, 식초 8ml, 설탕 5g, 다진 마늘 5g, 통깨 5g, 물 15ml를 넣고 30초 섞어요. 설탕이 녹고 고춧가루가 촉촉하게 불어 양념장이 걸쭉해지면 됩니다.
- 큰 볼에 도토리묵을 먼저 담고 양념장의 절반을 묵 위에 골고루 올려요. 숟가락 두 개로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리듯 5번만 섞습니다. 처음부터 많이 뒤적이면 묵이 깨질 수 있어요.
- 오이, 상추, 대파를 넣고 남은 양념장을 얹은 뒤 다시 6~7번 가볍게 섞어요. 묵 모서리가 유지되고 채소에 붉은 양념이 얇게 묻으면 충분합니다.
- 맛을 보고 싱거우면 진간장 5ml를 더 넣고 2번만 섞어요. 짜게 느껴지면 상추 20g을 더 넣어 간을 부드럽게 맞춥니다.
- 접시에 담을 때는 묵을 먼저 놓고 채소를 위에 살짝 올려요. 바로 먹어야 묵이 탱글하고 채소가 숨이 덜 죽습니다.
별점
★★★★☆
불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손끝을 가볍게 써야 예쁘게 완성되는 반찬이에요. 아기는 먹지 않고 수유 뒤 낮잠을 잤지만, 어른 점심상에는 고소하고 매콤한 묵무침이 산뜻하게 올라왔습니다.
파워블로그 한줄평
가게로 돌아가는 아버지 점심 밥상에 차분한 고소함을 더해 준 도토리묵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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