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15] 아침 콩자반과 수유 뒤 미음 냄비 바라보는 아기

12월 26일 아침, 성탄 다음 날의 집은 조금 더 조용했어요. 아버지는 시골 가게 문을 다시 일찍 열어야 해서 밥을 서둘러 드셨고, 어머니는 저를 안고 수유 시간을 맞추며 부엌 불을 살폈어요. 할머니는 전날 밤부터 불려 둔 검은콩을 냄비에 올려, 윤기 나게 콩자반을 졸이셨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저는 태어난 지 138일째예요. 오늘도 제 밥은 수유와 분유가 중심이고, 콩자반은 어른들이 먹는 반찬이에요. 어머니는 작은 냄비를 씻어 말리며 곧 묽은 미음을 준비할 날도 오겠다고 하셨지만, 오늘 아침 저는 따뜻하게 먹고 포대기 속에서 부엌 소리만 들었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 가족 집밥은 콩자반이에요. 겨울 아침 밥상에 조금만 올려도 짭조름하고 달큰해서 밥맛을 살려 주는 반찬입니다. 할머니는 콩이 딱딱하지 않게 충분히 불리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보셨고, 아버지는 가게로 나가기 전 밥 위에 반짝이는 콩 몇 알을 올려 드셨어요. 어머니는 제가 다시 잠든 뒤 따뜻한 보리차와 함께 천천히 드셨답니다.
만드는 법
재료는 2~3인분 기준이에요.
- 검은콩 180g
- 불림용 물 700ml
- 조림용 물 450ml
- 진간장 55ml
- 설탕 20g
- 조청 또는 물엿 35ml
- 맛술 15ml
- 식용유 5ml
- 참기름 5ml
- 통깨 3g
- 소금 1g, 마지막 간 맞춤용
- 검은콩 180g을 넓은 그릇에 담고 깨진 콩이나 작은 돌이 있는지 골라내요. 찬물 700ml를 붓고 손으로 20초 정도 살살 저은 뒤 흐린 물을 버립니다.
- 다시 찬물 700ml를 붓고 6시간 이상 불려요. 아침에 만들 거라면 전날 밤에 담가 두면 좋습니다. 잘 불린 콩은 처음보다 통통해지고 손톱으로 눌렀을 때 아주 약간 들어가요.
- 불린 콩을 체에 밭쳐 물을 버리고 흐르는 물에 1번 헹궈요. 물기를 5분 뺀 뒤 냄비에 넣습니다.
- 냄비에 조림용 물 450ml를 붓고 센 불로 끓여요. 큰 거품이 올라오면 중불로 낮추고 뚜껑을 반쯤 덮어 20분 삶습니다. 중간에 거품이 많이 생기면 숟가락으로 걷어내면 국물이 깔끔해요.
- 콩을 하나 건져 씹어 보아 속이 단단하게 부서지지 않고 살짝 씹히면 양념을 넣을 차례예요. 아직 많이 딱딱하면 물 100ml를 더 붓고 중불에서 8분 더 삶습니다.
- 진간장 55ml, 설탕 20g, 맛술 15ml, 식용유 5ml를 넣고 중약불로 낮춰 18분 조립니다. 식용유를 조금 넣으면 콩 표면이 덜 마르고 윤기가 납니다.
- 5분마다 냄비 바닥을 나무주걱으로 긁듯이 섞어요. 국물이 빨리 졸아 바닥이 보이면 물 50ml를 더 넣고 불을 약하게 줄입니다. 콩은 센 불에서 오래 조리면 껍질이 터지기 쉬워요.
- 국물이 처음의 4분의 1 정도로 줄고 콩 표면이 짙은 갈색으로 반짝이면 조청 35ml를 넣습니다. 약불에서 4분 더 뒤적여 끈적한 윤기를 내요.
- 한 알 맛보고 싱거우면 소금 1g을 넣어 30초 섞습니다. 짜면 물 30ml를 넣고 1분 더 끓여 간을 풀어요. 완성된 콩은 씹을 때 부드럽게 눌리면서도 모양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 불을 끄고 참기름 5ml와 통깨 3g을 넣어 섞습니다. 뜨거울 때보다 10분 식힌 뒤 먹으면 단맛과 짠맛이 더 차분하게 느껴져요.
별점
★★★★☆
시간은 걸리지만 불려 두기만 잘하면 아침 밥상을 오래 책임지는 반찬이에요. 아기는 먹지 않고 수유 뒤 쉬었지만, 어른들 밥상에는 반짝이는 콩자반이 든든하게 남았습니다.
파워블로그 한줄평
가게 문 여는 아버지의 이른 밥상에 조용히 힘을 보탠, 윤기 가득한 겨울 아침 콩자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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