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14] 저녁 연근조림과 수유 뒤 따뜻한 방의 아기

성탄 저녁에는 바깥 공기가 더 차가워졌어요. 아버지는 시골 가게 문을 닫고 들어오시며 손을 비비셨고, 어머니는 제가 칭얼대기 전에 수유할 물을 먼저 데워 두셨어요. 할머니는 연근을 동글동글 썰어 찬물에 담가 두셨다가, 윤기 나게 조려 밥상 가운데 올리셨답니다.
오늘의 아기 밥
저는 태어난 지 137일째예요. 오늘 저녁도 제 밥은 수유와 분유뿐이고, 연근조림은 어른들이 먹는 반찬이에요. 어머니는 제가 젖병을 다 비우고 나서 등을 토닥여 주셨고, 저는 부엌에서 나는 달큰한 간장 냄새를 뒤로하고 따뜻한 방에서 조용히 잠이 들었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 가족 집밥은 연근조림이에요. 얇게 썬 연근을 간장 양념에 천천히 조려서 겉은 반질반질하고 씹으면 사각한 느낌이 남는 겨울 반찬입니다. 아버지는 가게 셔터를 내리고 온 뒤 밥 위에 연근 두 조각을 올려 드셨고, 어머니는 저를 재운 뒤 식지 않은 반찬을 작은 접시에 덜어 드셨어요. 할머니는 "연근은 급하게 졸이면 속까지 맛이 안 밴다" 하시며 불을 낮춰 오래 보셨습니다.
만드는 법
재료는 2~3인분 기준이에요.
- 연근 350g
- 식초 15ml, 연근 담금물용
- 물 600ml, 데침용
- 식용유 10ml
- 진간장 45ml
- 물 250ml, 조림용
- 설탕 18g
- 조청 또는 물엿 25ml
- 맛술 15ml
- 참기름 5ml
- 통깨 3g
- 소금 1g, 마지막 간 맞춤용
- 연근은 흐르는 물에 흙을 씻고 감자칼로 껍질을 얇게 벗겨요. 구멍 안쪽에 흙이 남아 있으면 물을 틀어 10초 정도 흘려보내며 헹굽니다.
- 연근을 0.4cm 두께로 둥글게 썰어요. 너무 두꺼우면 조림 시간이 길어지고, 너무 얇으면 졸이는 동안 부서질 수 있어요.
- 큰 그릇에 물 500ml와 식초 15ml를 섞고 썬 연근을 10분 담가요. 연근 색이 덜 변하고 풋내가 조금 빠집니다. 담근 뒤에는 찬물에 1번 헹궈 체에 밭쳐 5분 둡니다.
- 냄비에 물 600ml를 붓고 센 불로 끓여요. 큰 거품이 올라오면 연근을 넣고 중불에서 4분 데칩니다. 연근 가장자리가 살짝 투명해지고 젓가락이 겉면에 부드럽게 들어가면 건져요.
- 깊은 팬을 중불에서 1분 예열하고 식용유 10ml를 둘러요. 데친 연근을 넣어 2분 볶습니다. 이때 연근 표면의 물기가 날아가고 기름이 얇게 코팅되면 양념이 더 고르게 붙어요.
- 진간장 45ml, 물 250ml, 설탕 18g, 맛술 15ml를 넣고 센 불로 올려 끓입니다. 가장자리부터 거품이 올라오면 중약불로 낮추고 뚜껑을 반쯤 덮어 15분 조려요.
- 중간에 5분마다 한 번씩 뒤집어 주세요. 국물이 빠르게 줄어 팬 바닥이 드러나면 물 50ml를 더 넣고 불을 약하게 낮춥니다. 타는 냄새가 나면 바로 불을 줄이는 것이 좋아요.
- 국물이 처음의 3분의 1 정도로 줄고 연근 색이 갈색으로 고르게 배면 조청 25ml를 넣어요. 약불에서 4분 더 뒤적이며 윤기를 냅니다. 완성 직전에는 국물이 끈적하게 숟가락 뒤에 얇게 묻어야 해요.
- 한 조각을 맛보고 싱거우면 소금 1g을 넣어 30초 더 섞습니다. 짜게 느껴지면 물 30ml를 넣고 1분만 더 끓여 간을 풀어요.
- 불을 끄고 참기름 5ml와 통깨 3g을 넣어 섞습니다. 바로 먹어도 좋고, 10분 식히면 양념이 더 차분히 배어 밥반찬으로 잘 어울려요.
별점
★★★★☆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냄비 옆에서 천천히 지켜보면 실패가 적은 반찬이에요. 아기는 먹지 않고 수유 뒤 잠들었지만, 어른 밥상에는 달큰하고 짭조름한 윤기가 오래 남았습니다.
파워블로그 한줄평
가게 문 닫고 돌아온 아버지 손끝까지 데워 준, 성탄 저녁의 반질반질한 연근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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