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10] 점심 바지락칼국수와 수유 뒤 낮잠 드는 아기

1983년 12월 24일 점심, 아침 무조림 냄비를 비운 뒤 부엌에는 밀가루 반죽을 미는 소리가 났습니다. 아버지는 작은 시골 가게에서 연말 과자 상자를 정리하다가 잠깐 집으로 들어오셨고, 어머니는 아기 수유를 마친 뒤 낮잠 이불을 펴 두었습니다. 할머니는 바지락을 소금물에 담가 두었다가 맑은 국물 칼국수를 끓이셨습니다.
오늘의 아기 밥
태어난 지 136일째인 우리 아기는 오늘 점심도 수유만 했습니다. 바지락칼국수는 밀가루 면과 조개 국물, 간이 들어간 어른 음식이라 아기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아기는 어머니 품에서 배를 채우고, 국수 냄비가 보글거리는 소리를 듣다가 낮잠에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쌀미음 이야기를 하며 작은 냄비를 닦아 두셨지만, 오늘은 아직 먹이는 날이 아니라 어른 밥상 냄새를 멀리서 듣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아기 입가를 닦아 주고 포대기를 느슨하게 풀어 편히 쉬게 했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의 가족 점심은 바지락칼국수입니다. 바지락을 충분히 해감하고, 애호박과 대파를 넣어 국물을 맑게 끓였습니다. 아버지는 가게로 돌아가기 전 뜨거운 면을 후후 불어 드셨고, 어머니는 아기가 잠든 뒤 조용히 국물을 떠 마셨습니다.
할머니는 국물이 탁해지지 않게 면의 덧가루를 가볍게 털어 넣고, 바지락이 입을 벌리면 오래 끓이지 않으셨습니다. 겨울 점심에는 이렇게 맑고 뜨거운 국수 한 그릇이 손을 빨리 녹여 줍니다.
만드는 법
재료: 어른 2~3인분
- 바지락 500g
- 생칼국수 면 450g
- 애호박 120g
- 양파 100g
- 대파 50g
- 다진 마늘 8g
- 물 1200ml
- 다시마 5g, 손바닥 반 장 정도
- 국간장 15ml
- 소금 3~5g, 해감용 별도 소금 20g
- 후춧가루 0.3g, 선택
준비하기
- 바지락 500g은 깨진 조개를 골라 버리고 흐르는 물에 껍질을 비벼 2번 씻습니다. 큰 그릇에 물 1000ml와 소금 20g을 섞어 바닷물처럼 짭짤하게 만든 뒤 바지락을 넣습니다.
- 그릇을 어둡게 덮고 1시간 해감합니다. 시간이 부족해도 30분은 두는 편이 좋습니다. 해감 뒤에는 바닥의 모래가 다시 묻지 않게 바지락만 건져 흐르는 물에 한 번 더 씻습니다.
- 애호박 120g은 길게 반으로 가른 뒤 0.4cm 두께 반달 모양으로 썹니다. 양파 100g은 0.5cm 폭으로 채 썹니다.
- 대파 50g은 0.5cm 두께로 어슷썹니다. 흰 부분은 국물 낼 때 먼저 넣고, 초록 부분은 마지막에 넣으면 향이 살아납니다.
- 칼국수 면 450g은 손으로 살살 풀어 겉의 덧가루를 털어 냅니다. 덧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국물이 걸쭉해지니 체에 한 번 흔들어도 좋습니다.
끓이기
- 냄비에 물 1200ml와 다시마 5g을 넣고 중간 불에서 7분 끓입니다. 물 가장자리에 작은 기포가 올라오면 다시마를 건져 냅니다. 오래 끓이면 다시마 향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 해감한 바지락과 대파 흰 부분을 넣고 센 불로 올립니다. 3~4분 끓여 바지락이 하나둘 입을 벌리면 됩니다. 입을 벌린 바지락은 오래 끓이면 질겨지므로 다음 단계로 바로 넘어갑니다.
- 다진 마늘 8g, 양파, 애호박을 넣고 중간 불에서 4분 끓입니다. 양파가 반투명해지고 애호박 가장자리가 연해지면 국물이 준비된 것입니다.
- 칼국수 면을 한 줌씩 흩어 넣습니다. 한꺼번에 덩어리로 넣으면 서로 붙을 수 있습니다. 넣자마자 젓가락으로 냄비 바닥을 10초 정도 살살 풀어 주세요.
- 중간 불에서 5분 끓입니다. 면이 익으면서 국물이 조금 걸쭉해지고, 면을 하나 집어 눌렀을 때 가운데 흰 심이 거의 없어지면 좋습니다.
- 국간장 15ml를 넣고 맛을 봅니다. 싱거우면 소금 1g씩 더해 30초 끓인 뒤 다시 맛봅니다. 바지락마다 짠맛이 다르니 소금을 한 번에 많이 넣지 않습니다.
- 대파 초록 부분과 후춧가루 0.3g을 넣고 30초만 더 끓인 뒤 불을 끕니다. 바지락이 닫힌 채 끝까지 열리지 않은 것은 먹지 않고 골라냅니다.
초보 분들은 면을 넣은 뒤 불을 너무 세게 유지해 국물이 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품이 냄비 위로 올라오면 중불로 낮추고, 국물이 너무 되직하면 뜨거운 물 100ml를 더해 농도를 풀면 됩니다.
별점
국물 시원함 ★★★★★ 겨울 점심 든든함 ★★★★☆ 초보 난이도 ★★★☆☆
파워블로그 한줄평
아기는 수유 뒤 낮잠으로 쉬고, 어른들은 바지락칼국수 한 그릇으로 겨울 점심의 찬 기운을 눌러 앉힌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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