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 집밥육아 #408] 저녁 돼지국밥과 수유 뒤 포대기 속 아기

1983년 12월 23일 저녁, 가게 문 앞에 찬바람이 세게 불어 아버지는 평소보다 일찍 장부를 덮고 집으로 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아기 수유를 마친 뒤 포대기를 고쳐 여미고, 할머니는 낮부터 끓여 둔 돼지고기 국물을 다시 데웠습니다. 냄비에서 김이 올라오자 부엌 유리창이 금세 뿌옇게 변했습니다.
오늘의 아기 밥
태어난 지 135일째인 우리 아기는 오늘 저녁도 수유만 했습니다. 돼지국밥은 고기와 밥, 간이 들어간 어른 음식이라 아기에게 주지 않았습니다. 아기는 어머니 품에서 배를 채우고 포대기 속에서 조용히 손을 쥐었다 폈습니다.
할머니는 곧 아주 묽은 쌀미음을 준비할 때가 올 거라며 쌀을 씻는 이야기를 하셨지만, 오늘은 아직 어른 국밥 냄새만 맡는 날입니다. 어머니는 아기가 국물 냄새 가까이에 오래 있지 않도록 방 안쪽 따뜻한 자리로 옮겼습니다.
오늘의 가족 집밥
오늘의 가족 저녁은 돼지국밥입니다. 돼지고기를 부드럽게 삶고, 국물에 밥을 말아 부추와 대파를 올렸습니다. 아버지는 가게에서 얼어 온 손을 그릇에 감싸 녹였고, 어머니는 아기가 잠든 뒤에야 국밥 한 그릇을 천천히 드셨습니다.
할머니는 국물을 너무 짜게 맞추지 않고, 각자 그릇에서 새우젓이나 소금으로 간을 더하게 하셨습니다. 겨울밤에는 이렇게 뜨거운 국물 하나가 밥상 전체를 조용히 든든하게 만듭니다.
만드는 법
재료: 어른 2~3인분
- 돼지고기 앞다리살 또는 사태 450g
- 물 1400ml, 고기 삶기용
- 대파 80g, 삶기용 40g과 고명용 40g으로 나눔
- 양파 120g, 1/2개
- 통마늘 30g, 6쪽 정도
- 생강 8g
- 월계수잎 1장, 없으면 생략
- 밥 450g, 공깃밥 2.5공기 정도
- 부추 60g
- 국간장 15ml
- 소금 2~4g, 마지막 간 맞춤용
- 새우젓 15g, 곁들임용
- 고춧가루 4g, 선택
- 후춧가루 0.5g, 선택
준비하기
- 돼지고기 450g은 찬물에 10분 담갔다가 물을 버립니다. 겉에 핏물이 보이면 키친타월로 눌러 닦습니다. 이 과정을 하면 국물이 조금 더 깔끔해집니다.
- 대파 80g 중 40g은 8cm 길이로 큼직하게 자르고, 나머지 40g은 0.5cm 두께로 송송 썰어 고명으로 둡니다.
- 양파 120g은 껍질을 벗기고 반으로 자릅니다. 통마늘 30g은 꼭지를 잘라 내고, 생강 8g은 0.3cm 두께로 얇게 썹니다.
- 부추 60g은 시든 잎을 골라내고 흐르는 물에 2번 씻은 뒤 4cm 길이로 자릅니다. 물기는 체에 밭쳐 5분 빼 주세요.
- 밥 450g은 너무 차가우면 국물 온도가 떨어지니, 찬밥이라면 그릇에 담아 따뜻하게 데워 둡니다.
끓이기
- 냄비에 돼지고기, 물 1400ml, 큼직하게 자른 대파 40g, 양파, 통마늘, 생강, 월계수잎을 넣습니다. 센 불에서 10분 끓입니다. 끓기 시작하면 회색 거품이 올라오는데, 숟가락으로 큰 거품만 걷어 냅니다.
- 불을 중약불로 낮추고 뚜껑을 반쯤 덮어 45분 끓입니다. 국물이 작게 보글거리는 정도가 좋습니다. 너무 세게 끓이면 국물이 많이 줄고 고기가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 고기를 젓가락으로 찔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가면 건져 냅니다. 뜨거우니 10분 식힌 뒤 결 반대 방향으로 0.5cm 두께로 썹니다. 결대로 찢어지면 질기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국물은 체에 걸러 대파, 양파, 마늘, 생강을 건져 냅니다. 맑은 국물을 다시 냄비에 붓고 중간 불에 올립니다.
- 국간장 15ml를 넣고 5분 끓입니다. 맛을 봤을 때 국물이 아주 연하게 짭조름해야 합니다. 그릇에서 새우젓을 더할 예정이라 냄비에서 세게 간하지 않습니다.
- 썰어 둔 고기를 국물에 다시 넣고 중약불에서 5분 더 데웁니다. 고기 가장자리가 촉촉해지고 국물 위로 작은 기름방울이 떠오르면 됩니다.
- 그릇에 따뜻한 밥 150g씩 담고 뜨거운 국물과 고기를 나누어 붓습니다. 대파와 부추를 올리고, 원하는 사람만 새우젓 5g과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 간을 맞춥니다.
- 국밥이 싱거우면 소금 1g이나 새우젓 3g씩 더합니다. 짜게 됐다면 뜨거운 물 50ml를 그릇에 더해 풀어 주세요. 처음부터 새우젓을 많이 넣으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초보 분들은 국물을 오래 끓인다고 무조건 맛이 깊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만 기억하면 됩니다. 중약불에서 작게 끓이고, 물이 1/3 이상 줄면 뜨거운 물 200ml를 보충해 고기가 잠긴 상태를 유지하세요.
별점
겨울 든든함 ★★★★★ 국물 따뜻함 ★★★★★ 초보 난이도 ★★★☆☆
파워블로그 한줄평
아기는 수유와 포대기로 저녁을 보내고, 어른들은 돼지국밥 한 그릇으로 가게 문 닫은 뒤의 추위를 녹인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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